(평양 2월 20일발 조선중앙통신)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작가 홍석중이 20일 평양에서 기자들과 회견하였다.
석상에서 그는 남조선에서 우리 공화국 작가들이 만든 많은 작품들이 공공연히 무단복제되고 그와 관련한 론난이 일어나고있는데 대하여 격분을 금할수 없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미 나는 지난해 12월 남측의 《민족문학작가회의》성원들을 만난 기회에 이에 대한 나의 견해를 간단히 언급한바 있다.
오늘 이와 관련한 립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히려고 한다.
남조선의 일부 출판업자들이 나의 할아버지인 벽초 홍명희의 작품 《림꺽정》과 나를 비롯한 우리 공화국 작가들의 저작물을 무단복제하고있는것은 저작권에 관한 국제법과 출판관례에도 어긋나고 초보적인 례의도 모르는 비도덕적이며 비법적인 저작권침해행위이다.
다 아는바와 같이 장편력사소설 《림꺽정》은 우리 민족의 문인으로 알려진 나의 할아버지가 1920년대부터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지난 20여년동안 남조선의 비량심적인 출판업자들에 의하여 무단복제되여 폭리의 대상으로 되여왔다.
작품을 쓴 저자의 자손들이 다 공화국북반부에 살고있고 작가자체가 세상이 다 알고있는 유명문인인데 남조선에서 그의 작품을 복제출판하고있는것은 참으로 언어도단이며 정의와 량심에 대한 란폭한 침해가 아닐수 없다.
만약 남조선의 출판업자들에게 인간의 량심이 티끌만치라도 있다면 저들의 행위에 대해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최소한의 성의표시라도 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그러한 사죄와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수 없으니 도대체 이러한 파렴치한 행위가 또 어디 있겠는가.
나는 장편소설《림꺽정》을 쓴 저자의 유가족으로서 그리고 남조선 일부 출판사들의 저작권침해행위로 피해를 본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서 동족의 땅에서 저작권침해행위가 뻐젓이 감행되고있는데 대하여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시한다.
남조선의 일부 출판업자들이 저작권에 관한 국제법과 관례를 몰라서 이런 상상못할 행위를 하였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 알고있으면서 저지른 고의적인 침해행위이기때문에 더욱 엄중한것이고 침해받은 당사자로서 도저히 묵과할수 없는것이다.
우리 공화국에서는 지난 시기에도 그러하였지만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된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자의 인격적권리와 재산적권리가 엄격히 보호되고있다.
하기에 우리 공화국의 전체 작가들과 인민들은 남의 지적창조물을 꺼리낌없이 침해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벌어지는 남조선사회의 험악한 실태를 놓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있는것이다.
남조선에도 저작권보호에 관한 《법》이 있다. 이런 조건에서 남의 창조물을 침해하는 행위가 로골적으로 벌어지고있다는 사실은 남조선관계당국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도덕적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것으로 본다.
저작권침해라고 할 때 그것은 곧 남의 지적창조물을 훔친다는것인데 설사 《법》이 도적질을 눈감아준다고 해도 이 추악한 행위는 그 자체의 비도덕성으로 하여 사회적 규탄과 배격을 면할수 없다.
바로 그렇기때문에 국가들사이에도 호상 남의 저작권을 리용할 때에는 반드시 그 소유자의 동의를 얻고 해당한 보수를 정확히 지불해주는것을 관례로 하는것이다.
국제적인 관례가 이러할진대 하물며 같은 민족의 저작물을 침해하는 란폭한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는것은 용서할수 없는 일이며 우리 민족끼리 손을 잡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통일의 길로 나가는 오늘의 시대정신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행위라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한 강토에서 하나의 피줄을 가진 동족으로서 서로 위해주고 아껴주고 보호해주는 조상전래의 고유한 례의도덕도 무시하고 이런 행위를 저지른다는것은 민족의 수치가 아닐수 없다.
나는 남조선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있는 저작권침해행위가 무조건 중지되여야 하며 신성한 저작권을 침해한 당사자들은 마땅히 사과하고 응당한 배상을 지체없이 할것을 다시금 강력한 요구한다.
이 기회에 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내가 살아온 인생행로를 돌이켜보면서 남조선의 문단에 있는 동료들에게 민족의 화해와 단합,통일에 이바지하는 작품들을 더 많이 쓰자는것을 호소하고싶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