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에서 있은 일
(평양 9월 10일발 조선중앙통신)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 렬차를 타고 평양으로 가시던 주체34(1945)년 12월 어느날이였다.
명천역에서 하루밤을 묵으신 그이께서는 동행한 녀투사가 거듭 만류하였지만 아침일찍 바께쯔를 들고 역사를 나서시여 우물터로 향하시였다.
우물은 그리 깊지 않았지만 드레박이 없이는 퍼올릴수 없었다.
주변을 살펴보던 녀투사가 우물터에 있는 집의 처마밑에 드레박이 걸려있는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그를 가볍게 제지시키시더니 밖에 건사한 물건이라도 임자가 있는 물건이겠는데 주인을 찾아 승인을 받고 쓰자고 말씀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우리 조선사람들은 예로부터 정직하기로 이름이 높았다고, 이 집주인도 우리 인민의 고운 마음을 믿지 않았다면 자기 집 재산들을 이렇게 밖에다 건사하지 않았을것이라고 나직하게 타이르시면서 주인이 일어날 때까지 이야기나 나누자고 하시며 우물터에 자리를 잡고 앉으시였다.
아침식사가 늦어질것같아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는 녀투사에게 그이께서는 조금만 있으면 주인이 깨여날텐데 좀 더 기다리자고 하시면서 손수 우물터와 우물집마당의 눈까지 쓸어주시였다.
이윽하여 물동이를 이고 마당으로 나오던 우물집녀인은 말끔히 쓸어버린 마당과 우물터주변을 놀랍게 둘러보다가 길손들이 처마에 걸려있는 드레박을 잠시 빌리기 위해 눈을 쓸면서 오랜시간을 기다렸다는것을 알고 탄복을 금치 못하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녀인이 황황히 벗겨올리는 드레박을 받아드시는 길로 우물터로 가시여 녀인의 동이에 먼저 물을 퍼주시며 마을형편과 가정형편에 대하여서도 차근차근 물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우물터에 모여들기 시작한 동네녀인들을 둘러보시면서 우리 녀성들도 해방이 좋다고 만세만 부르지 말고 김일성장군님의 높은 뜻을 받들고 낡은 사상잔재와 생활인습에서 벗어나 건국사업에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정깊은 음성으로 다정히 인사를 남기시며 역사를 향하여 걸어가시는 그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물집녀인과 동네사람들은 오래동안 우물터를 떠나지 못하였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