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소 수렁논에 들어서시여
(평양 12월 22일발 조선중앙통신)주체42(1953)년 가을 어느날이였다.
며칠째 함경남도에 대한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던 위대한 김일성주석께서는 이른새벽 찬서리가 내리는 함흥벌을 찾으시였다.
동행한 일군들에게 전시조건에서도 농사를 잘 지어 좋은 결실을 맺은데 대해 치하하시고 이곳 농민들의 수고를 헤아려주시던 주석께서는 문득 벼단을 실은채 수렁논에 빠진 달구지를 보게 되시였다.
순간 주석께서는 일군들이 만류할 사이도 없이 수렁논에 들어서시였다.
뒤미처 논판에 들어선 일군들이 달구지는 자기들이 밀겠다고 말씀드렸으나 주석께서는 그에는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달구지에 어깨를 들이대시였다.
수렁논에서 달구지를 밀며 당기시느라 주석의 옷은 말이 아니였다.
달구지를 밀어주신 고마운 분의 옷을 털어드리려 가까이 다가서던 달구지군은 그때에야 주석을 알아뵙고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그는 급히 아들애와 함께 인사를 올리고는 논흙물이 가득 묻은 주석의 옷을 바라보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주석께서는 달구지군에게 손수 담배도 권하시고 아들애의 나이도 물어주시면서 이제 나라가 허리를 펴면 뜨락또르를 보내주겠으니 그때에 가서는 오늘의 일을 옛말로 하자고 말씀하시였다.
그때로부터 몇년후 함흥벌에는 뜨락또르들이 줄지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