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내의와 장갑
(평양 10월 21일발 조선중앙통신)주체26(1937)년 11월 어느날 밤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는 우등불가에서 무엇인가 부지런히 일손을 놀리고계시였다.
이때 조용히 녀사에게로 다가간 한 대원이 밤도 깊었는데 좀 쉬셔야하지 않겠는가고 말씀드리였다.
녀사께서는 오늘 밤중으로 꼭 끝내야 하는 일이라고 하시면서 일손을 더욱 다그치시였다.
무슨 급한 일일가고 생각하며 녀사를 우러르던 그는 깜짝 놀랐다.
그이께서 자신의 털내의를 풀어 장갑을 뜨고계시였던것이다.
그 털내의는 혁명조직성원들이 녀사께 마련해드린것이였다.
며칠전 지하공작임무를 마치고 부대로 돌아오신 녀사께서는 대원들에게 가난속에서도 한푼두푼 모아 자신에게 기념품을 마련해준 인민들의 성의를 생각하니 막 눈물이 난다고, 조국을 해방하는 그날까지 이 털내의를 소중히 간수하고 인민들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이 혁명을 더 잘해나가겠다고 하시며 그것을 배낭속에 소중히 넣어두시였던것이다.
다음날 아침 녀사께서는 밤새워 뜨신 장갑들이 들어있는 꾸레미를 사령부전령병의 손에 쥐여주시였다.
그러시면서 날씨가 좀 차지면 잊지 말고 장군님께 장갑을 드리라고 당부하시며 행군할 때나 쉴참이나 장군님을 어떻게 모셔야 하는가에 대하여 하나하나 일깨워주시였다.
후날 그 사연을 들으신 위대한 김일성주석께서는 그처럼 아끼고 소중히 여기시던 한벌밖에 없는 털내의를 풀어 장갑을 뜨신 김정숙동지께서 엄혹한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 념려되시여 아무 말씀없이 오래도록 서계시였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