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대와 구룡폭포
(평양 12월 2일발 조선중앙통신)먼 옛날 칠보산 외칠보의 한 마을에 원심이라는 소년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오래전에 생긴 속병으로 앓다가 자리에 눕게 되였는데 여러가지 약을 써보았지만 좀처럼 차도가 없었다.
주부할아버지가 와 맥을 짚어보더니 닷새어간에 손쓰지 않으면 건지기 어려울것이라고 하면서 금강골막바지에 있는 산삼을 쓰면 효과가 있을것이라 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9마리의 룡이 사는 소가 있는데 사람이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개인 날에도 천기조화가 일어나고 앞이 캄캄해지며 세찬 돌개바람과 폭우가 쏟아져내렸다.
그러나 원심은 차비를 하고 곧 그곳으로 길을 떠났다.
수백년묵은 진대나무가 가로세로 쓰러져있고 한번 찔리면 온몸에 독이 퍼진다는 독가시나무들이 들어찬 속을 헤치며 골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앞을 보니 기묘한 절벽우로 폭포가 내리는데 그 아래소에는 난생 처음보는 사납고 기이하게 생긴 물짐승들이 보였다. 주부할아버지가 말한 9마리의 룡이였다.
덴겁한 소년이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며 삭정이 꺾어지는 소리를 내자 룡들은 불시에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원심을 발견한 룡들은 입으로 검은 구름을 뿜어 사위를 까맣게 만들었다.
동시에 산이 무너져내리는것 같은 요란한 소리가 났다. 질겁하여 물러설줄 알았던 소년이 또다시 다가오자 룡트림을 하며 폭우를 퍼부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돌들이 소리내며 날았다.
원심이가 물러서지 않고 또다시 기여가자 이번에는 회오리바람이 그를 휘감아 공중으로 날려보냈다.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아늑한 동굴안이였는데 앞에 웬 녀인이 조용히 앉아있었다. 원심은 그에게 어머니를 위해 삼을 캐러 간다는것,룡들이 길을 막아 안타깝다는 심정을 하소연하면서 금강골막바지로 가는 다른 길은 없는가고 물었다.
녀인은 소년에게 동쪽에 있는 벼랑산을 넘어가면 된다고 하면서 그곳은 매우 높고 험하다고 걱정하였다.
원심은 벼랑에 구불구불 바라오른 칡넝쿨을 잡고 한치한치 오르기 시작하였다. 소년이 가는것을 본 룡들은 또다시 기승을 부렸다.
룡소에서부터 세찬 바람이 불면서 검은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덮더니 함지로 물을 퍼붓듯이 폭우가 쏟아졌다. 산꼭대기에서부터 물이 사품치며 벼랑산으로 세차게 흘러내렸다.
바위짬에 몸을 피하였던 그는 폭우가 멎자 다시 산으로 올랐다.
소년이 산꼭대기에 다달으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동굴속에서 보았던 녀인이 그에게로 다가왔다. 그와 함께 얼마 안가서 산삼을 보게 된 소년은 단숨에 달려가 세뿌리를 캤다.
녀인은 자기는 이 산을 지키는 신령인데 어른들도 감히 범접못하는 룡소도 두려워하지 않고 험한 벼랑산까지 넘어온 너야말로 하늘이 낸 효자라고 하면서 어서 빨리 어머니에게 달려가 산삼을 달여드리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원심이 집에 돌아와 산삼을 어머니에게 달여서 드렸더니 어머니는 언제 앓았더냐싶게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후 사람들은 원심이가 녀신과 함께 섰던 벼랑산정을 원심대로, 9마리의 룡이 있던 소를 구룡담으로,그곳에 떨어지는 폭포를 구룡폭포라고 불렀다. (끝)